청와대가 3일 외교·안보라인 인사를 단행했다. 통일부 장관에는 이인영 더불어민주당 의원이 임명됐고 국가안보실장에 서훈 국정원장, 국가정보원장에 박지원 전 의원이 내정됐다. 사진은 국정원장에 내정된 박지원 전 의원. (뉴스1 DB) 2020.7.3/뉴스1

(서울=뉴스1) 나혜윤 기자 = 문재인 대통령이 3일 외교·안보라인 인사를 단행하며 관록의 정치인 출신들을 전진 배치해 강력한 대북메시지를 발신했다는 관측이 나온다.

문 대통령은 이날 통일부 장관에 이인영 더불어민주당 의원을, 국가정보원장에는 박지원 전 국회의원을 내정했다. 청와대 국가안보실장에는 서훈 국정원장을 임명할 예정이다.

대통령 외교안보 특별보좌관에는 임종석 전 대통령비서실장과 정의용 국가안보실장을 임명할 예정이다.

이번 인사 중 박지원 전 의원을 국정원장 후보자로 내정한 것은 파격적인 인사라는 평가가 나온다. 박 후보자는 평소 한반도 현안에 대해 밝고, 경험 역시 풍부해 대북 정책 전문가로 꼽혀왔다.

특히 박 전 의원은 김대중 대통령 정부 당시 문화체육부 장관이자 김 전 대통령의 오른팔로 특사 역할을 하며 첫 남북정상회담을 이끌어 낸 '6·15 주역' 중 하나로, 북한 측에서도 신뢰가 있는 인물로 꼽힌다.

일각에선 박 전 의원의 내정이 문 대통령의 대북특사로써 막전막후에서 역할을 해 줄 것을 염두에 둔 인사라는 관측도 제기된다.

통일부 장관으로 내정된 이인영 더불어민주당 의원이 3일 오후 서울 여의도 국회 의원회관에서 입장을 밝히기 위해 회의장으로 향하며 미소짓고 있다. 2020.7.3/뉴스1 © News1 이동해 기자

통일부장관에 내정된 이인영 의원은 1987년 출범한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(전대협)의 초대 의장 출신으로, 지난 5월까지 여당인 더불어민주당의 원내사령탑을 맡아왔다.

이 의원 역시 4선 중진으로 당에서 남북관계발전 및 통일위원회 위원장을 맡으며 남북 관계에 정통하다는 평가를 받고 있다. 특히 통일부에서는 첫 현역 출신의 정치인이 장관으로 내정된 만큼 이 의원의 '돌파력'에 대한 기대감이 흘러 나온다.

또한 여권에서 통일부 장관을 부총리로 격상시키는 내용의 법안이 발의되는 등 통일부에 힘을 실어야 한다는 주장이 제기되고 있어 현역 정치인 출신인 이 의원의 지휘에 이목이 쏠린다.

임종석 특보는 문재인 정부 초대 대통령 비서실장을 지내며 세 차례에 걸친 남북정상회담에 참여했던 인물로, 북한에 대한 이해도가 높다. 서훈 국가안보실장도 2018년 3월 평양 특사단의 일원으로 방북해 비선 접촉을 이어왔다. 정의용 특보 역시 대북 접촉에 나섰던 인물이다.

문 대통령이 대북 창구에 중량감 있는 정치인들을 배치하고, 현 정부의 실세들을 외교·안보라인에 앉힘에 따라 급랭한 남북대화를 재개하자는 강한 메시지를 발신했다는 평가가 나온다.

특히 내정 및 임명된 인사들 모두가 북한과의 대화에 적극적이기 때문에, 청와대의 이번 인사에 대해 북한이 어떤 반응을 내놓을지도 주목된다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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